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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베이비 뉴스] 아이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하세요. 아이가 의사결정 주체로 참여하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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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수유한의원 조회158회 작성일 19-07-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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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하세요아이가 의사결정 주체로 참여하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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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4-01-16 15:02:10

[연재] 윤이와 엄마의 생각 키우기 - 아이와 엄마가 함께 성장하는 대화!

 

세 번째 이야기 –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지난 한 해는 엄마인 나에게 특별한 한 해였다. 윤이가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등원을 하였고 공동육아 아마(엄마, 아빠)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이렇게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면서 흥미로웠다. 서로의 집을 왕래하며 밥을 먹고, 같이 김치도 만들고, 나들이도 함께 다니며 이해의 폭을 넓혀 갈 수 있었다. 함께 하는 아마들이 이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밀하게 지낸 1년이었다.

 

동생과 어린이집에 가고 있는 윤이. ⓒ황유순
동생과 어린이집에 가고 있는 윤이. ⓒ황유순

 

 

엄마인 나도 특별한 한해였지만 윤이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린이집 가는 길마다 웃음이 넘쳤고 발걸음도 가벼웠다. 심심하다는 말을 모르던 윤이가 이제 친구들이 없으면 심심해하고 오늘은 누가 우리 집에 오는지 궁금해 하며 날마다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어 했다. 그런 윤이에게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다. 윤이가 그렇게 행복해하던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윤이 : 엄마 나 6살 되면 밤하늘(교사별명) 말 잘 들어야 돼.

 

엄마 : ?

 

윤이 : 은하수 반이 되니까.

 

윤이가 아직 이 사실을 모를 때 윤이와 이런 대화를 하면서 마음이 찡했다. 6살이 되면 은하수반에 가서 놀 일에 가슴벅차하는 저 아이의 행복한 얼굴에 대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난감했다. 윤이에게 엄마, 아빠가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된 어린이집을 어찌 설명해야하는지 미루고 미루다가 어느 날 단단히 맘먹고 이야기를 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윤이는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을 다니겠다고 징징거리다가 다닐 수 없는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자 수긍하는 눈치였다.

 

엄마 : 윤아, 우리 ○○어린이집 가는 건 어때?

 

윤이 : ○○도 문 닫으면 어떻게 해?

 

엄마 :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엄마, 아빠가 노력할거야.

 

(지금까지 심각하던 윤이의 얼굴에 갑자기 화색이 돌며)

 

윤이 : 엄마 그럼, 엔젤어린이집 갈까?

 

알고 보니 엔젤어린이집은 윤이가 어린이집에서 자주 나들이 가던 길목의 어린이집이었다. 걱정스럽게 듣고 있던 윤이가 새로운 어린이집을 생각해내며 천연덕스럽게 웃음을 띠우는 것을 보면서 아이다운 모습에 나도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안도의 한 숨을 쉬며 긴장을 풀었다.

 

어린이집 옮기는 문제를 뭐 그리 시시콜콜 아이에게 이해시키려고 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윤이의 의사를 무시한 채 결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윤이의 문제였기에 의사결정의 주체로 참여시키고 싶었고 윤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솔직하게 어린이집 상황을 털어놓았다. 다행이 윤이가 받아들이는 눈치여서 고맙기까지 했다. 이런 사소한 대화들이 엄마와 길게 소통할 수 있는 끈이 되었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칼럼니스트 황유순(tuttle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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