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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베이비 뉴스]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점토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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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수유한의원 조회301회 작성일 19-07-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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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점토놀이 

만지고 주무르고 뒤틀고… 충분한 탐색시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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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3-05-21 12:07:02

[연재] 윤이와 연이의 행복한 하루 - 엄마와 함께하는 탐색과 놀이

 

아홉 번째 놀이 - 점토놀이


◇ 시판되는 칼라 점토로 놀이하기

 

16개월 무렵 윤이의 점토놀이가 시작됐다. 첫날 윤이는 엄마가 뱀처럼 길게 늘여 만들어준 동그라미를 뜯어 놓거나 붙여 숫자 8처럼 만들었다. 그 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기와 엄마가 뚜껑달린 그릇을 만들어 주면 그 안에 작은 공처럼 만든 점토들을 넣다 빼었다 하며 점토놀이에 흥미를 더해갔다. 이렇게 매일 점토놀이를 하며 엄마도 윤이도 점토놀이에 푹 빠져 시작하면 거의 1시간씩 놀곤 했다.

 

 

엄마가 만들어준 냄비에 점토 조각을 넣으며 뚜껑으로 닫고 있다(왼쪽). 점토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주자 모조리 가운데를 붙여 숫자 8처럼 만들었다(오른쪽). 16개월 당시. ⓒ황유순
엄마가 만들어준 냄비에 점토 조각을 넣으며 뚜껑으로 닫고 있다(왼쪽). 점토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주자 모조리 가운데를 붙여 숫자 8처럼 만들었다(오른쪽). 16개월 당시. ⓒ황유순

 

 

처음엔 윤이가 점토로 만들 수 있는 게 없어서 주로 엄마가 선 형태로 길게 주면 그걸 이용해 같이 다양하게 모양을 만들었다. 지렁이도 만들고 꽈리를 튼 뱀도 만들어 보고 반지, 팔찌, 발찌 등을 만들어 신체 곳곳에 끼워보았다. 한동안은 숫자를 너무 좋아해 점토를 펼치기만 하면 만들라고 시켜 1에서 10까지를 수십 번 만들었다.

 

점토가 손에 익숙해지자 마음대로 만지며 적극적으로 점토 놀이를 즐겼다. 발로 찍는 것을 좋아해 엄마가 동그랗게 점토를 펼치기 무섭게 찍어댔다. 발 찍기가 시들해 질 무렵 점점 주변 사물과 다양한 찍기 도구를 이용해 찍기 시작했고 특히 바퀴는 윤이가 가장 좋아하는 찍기 도구여서 뉘여서도 세워서도 찍고 굴리기까지 하며 바퀴모양을 탐색했다.

 

 

엄마와 함께 숫자를 만들었다. 길게 늘인 점토로 다양한 선을 표현했다. 길게 늘인 점토위에 바퀴자국을 낸 후 동그랗게 만들어 쌓아올렸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9개월 당시. ⓒ황유순
엄마와 함께 숫자를 만들었다. 길게 늘인 점토로 다양한 선을 표현했다. 길게 늘인 점토위에 바퀴자국을 낸 후 동그랗게 만들어 쌓아올렸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9개월 당시. ⓒ황유순

 

 

면봉을 이용해 점토놀이를 하는 것도 무척 좋아했다. 한 곳에 마구 꽂기도 하고 엄마가 작은 공을 만들어 주면 면봉 양쪽에 끼워 기차 길처럼 늘어놓기도 하고 점토 덩이에 면봉을 같은 개수씩 나누어 꽂기도 했다.

 

플라스틱 칼을 사용하면서부터는 점토놀이가 더 다양해졌다. 특히 상상놀이와 연계돼 칼로 썬 점토로 평소에 먹던 음식을 조리하거나 접시에 담아서 먹었다. 무생채를 좋아했던 윤이는 날마다 점토로 무생채를 썰어서 먹었다.

 

 

자른 점토를 빈 통에 넣어 숟가락으로 뒤섞어 요리한 후 먹고 있다(25개월 당시). 이쑤시개 양쪽에 점토를 나란히 줄 세우고 있다(19개월 당시). 무생채를 썰고 있다(25개월 당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자른 점토를 빈 통에 넣어 숟가락으로 뒤섞어 요리한 후 먹고 있다(25개월 당시). 이쑤시개 양쪽에 점토를 나란히 줄 세우고 있다(19개월 당시). 무생채를 썰고 있다(25개월 당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세 돌이 지나면서 윤이는 의도적인 목표를 가지고 점토로 무언가를 만들었다. 대부분 엄마와 함께 만들었던 쿠키 종류였다. 콩가루볼, 김과자 등 경험을 통해 습득된 것을 점토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특히, 도너츠를 만들어 식탁을 오븐 삼아 식탁 밑에 놓고 굽는 것을 보면서 기특해 웃음 지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점토로 작은 도너츠를 만들고 있다(왼쪽). 탁자를 오븐이라고 하며 도너츠를 굽는 중이다(오른쪽). 40개월 당시. ⓒ황유순
점토로 작은 도너츠를 만들고 있다(왼쪽). 탁자를 오븐이라고 하며 도너츠를 굽는 중이다(오른쪽). 40개월 당시. ⓒ황유순

 

 

◇ 밀가루 점토로 놀이하기

 

밀가루 점토는 색을 섞을 수 있고 직접 반죽을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윤이가 훨씬 더 좋아했다. 저렴한 가격에 양도 많이 할 수 있어 발바닥도 맘껏 찍고 발등에 올려 떨어뜨리지 않기, 무릎으로 찍거나 무릎에 감싸기 등 신체 구석구석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윤이가 밀가루 점토를 발등에 올려서 균형을 잡고 있다(왼쪽, 29개월 당시). 윤이가 밀가루 점토를 무릎에 감싸고 있다(오른쪽, 34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가 밀가루 점토를 발등에 올려서 균형을 잡고 있다(왼쪽, 29개월 당시). 윤이가 밀가루 점토를 무릎에 감싸고 있다(오른쪽, 34개월 당시). ⓒ황유순

 

 

반죽을 할 때는 어떤 색을 넣을 것인지 정한 후 한 가지 색을 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색을 섞어 색의 변화를 관찰했다. 물의 양도 처음부터 정하지 않고 어느 날은 질게, 또 어느 날은 되게 하면서 밀가루 반죽의 상태를 관찰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밀가루의 양과 물의 양을 적절하게 조절해 나갔다. 진 밀가루 반죽이 손에 달라붙어 즐거워하던 윤이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윤이가 밀가루에 물감을 넣고 반죽을 하고 있다. 윤이가 손으로 반죽을 들어 올리며 관찰하고 있다. 윤이가 반죽이 그릇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며 신기해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33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가 밀가루에 물감을 넣고 반죽을 하고 있다. 윤이가 손으로 반죽을 들어 올리며 관찰하고 있다. 윤이가 반죽이 그릇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며 신기해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33개월 당시. ⓒ황유순

 

 

밀가루 반죽도 쿠키를 비켜가지 못했다. 열심히 쿠키도 만들고 엄마가 뱀처럼 길게 늘여주면 포크로 돌돌 말며 스파게티라며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그리고 드디어 엄마에게 그렇게 만들어 달라던 숫자 중 10, 11, 12를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됐다.

 

나뭇잎도 아주 좋은 재료였다. 밀가루 점토에 나뭇잎을 찍기도 하고 숨겨서 찾는가 하면 찍힌 무늬를 보고 어떤 나뭇잎의 것인지 맞추어 보기도 했다. 그리고 나뭇잎을 관찰한 후 플라스틱 칼을 꾹꾹 눌러 나뭇잎의 잎맥을 표현해 보았다.

 

 

윤이가 숫자 10, 11, 12를 만들고 있다(왼쪽, 29개월당시). 윤이가 밀가루 점토에 나뭇잎을 찍고 있다(가운데, 34개월 당시). 윤이가 쿠키를 만들고 기뻐하고 있다(오른쪽, 35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가 숫자 10, 11, 12를 만들고 있다(왼쪽, 29개월당시). 윤이가 밀가루 점토에 나뭇잎을 찍고 있다(가운데, 34개월 당시). 윤이가 쿠키를 만들고 기뻐하고 있다(오른쪽, 35개월 당시). ⓒ황유순

 

 

이제 밀가루 점토 놀이에서 엄마는 거의 빠지고 윤이 혼자서도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단계가 됐다. 밀가루 점토 덩이를 주무르다 큰 코를 만들어 윤이 코에 대어 보기도 하고 그릇에 담아 쌓아 올려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 등 표현하는 대상들이 점점 다양해졌다.

 

어느 날 윤이는 밀가루 점토로 이리 저리 여러 모양을 만들고 있었다. 마침 나비와 비슷해 “더듬이만 있으면 나비 같겠는데?” 라고 말하니 더듬이를 추가해 나비를 완성했다. 정말 그럴싸했다. 칼을 세워 찍어 무늬도 넣고 그림책 『모두 달아났네』를 엄마가 읽어 주었을 때처럼 살금살금 나비를 잡으러 가는 흉내도 냈다. 이제 점토는 윤이에게 마음껏 만들고 자유로운 상상을 펼치게 하는 재료가 된 것이다.

 

 

윤이가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좋아하고 있다(왼쪽, 34개월 당시). 윤이가 살금살금 나비를 잡으려고 신체로 표현하고 있다(오른쪽, 35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가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좋아하고 있다(왼쪽, 34개월 당시). 윤이가 살금살금 나비를 잡으려고 신체로 표현하고 있다(오른쪽, 35개월 당시). ⓒ황유순

 

 

이렇게 점토는 만지고 주무르고 뒤틀고 누르기뿐만 아니라 붙이기, 떼기, 꽈내기 등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아이가 주체가 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놀이를 할 수 있다. 처음 점토를 접하는 아이라면 엄마와 함께 동그라미, 직선, 곡선 등을 만들어 자유롭게 붙여보거나 도장 찍기, 점토 쌓기, 주무르기 등을 통해 점토놀이에 흥미를 더해주길 바란다.


*이해를 돕고자 활동사진을 첨부하고 연령을 표기하였으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않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발달의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윤이와 연이의 놀이는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칼럼니스트 황유순(tuttle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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