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뉴스] 우리 아이와의 의사소통을 돕는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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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수유한의원 조회121회 작성일 19-07-19 19:51본문
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2-10-15 15:12:08
[연재] 윤이와 연이의 행복한 하루 - 엄마와 함께하는 탐색과 놀이
두 번째 놀이 - 몸짓(의사소통의 시작)
윤이의 별명은 방송인 크리스티나이다. 36개월인 윤이는 문장으로 말을 조리 있게는 표현하지만 단어마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기위해서 간혹 엄마의 해석이 덧붙여져야 할 때도 있고 때론 엄마인 나도 못 알아듣기도 한다. 그때마다 “윤아 다시 설명해줘 봐” 하고 부탁하면 울상을 지으며 몸짓으로 표현하거나 책을 들고 찾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곤 엄마가 알아들으면 그때서야 환한 웃음을 보인다.
아마 이런 경험은 아이를 키우는 사람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그나마 윤이는 말을 하지만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은 울음, 표정, 몸짓, 눈빛, 억양표현 등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를 이해해야하니 처음에는 당황하기 일쑤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24시간 생활하다보면 아이의 생활리듬을 알게 되고 표정을 읽게 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엄마만은 아이와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의사소통을 위한 비언어적 행위 중 몸짓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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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에게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해주자 웃으며 옹알이를 하고 있다. 2개월 당시. 형광등을 켜자 미간을 찌푸리는 윤이. 1개월 당시.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짜증을 부리는 윤이. 2개월 당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
◇ 몸짓으로 표현하기
평소에 나는 동요를 굉장히 좋아해 윤이와 연이에게 사물의 이름을 가르쳐 줄 때 그에 맞는 동요가 있으면 꼭 함께 불러줬다. 그래서 인지 윤이는 동요를 굉장히 좋아했고 그림책에 나오는 사물을 볼 때마다 엄지손가락으로 가리킨 후 머리를 좌우로 까딱까딱해서 동요를 부르도록 요구했다. 특히, 나무 노래를 제일 좋아했는데 그림책에 나오는 나무마다 불러달라고 해서 하루에 수십 번씩 불러야 했다. 결국 지쳐 그 그림책을 책꽂이 안 보이는 쪽에 꽂아뒀던 적도 있었다. 윤이는 이렇게 손가락으로 그림을 가리키고 머리를 좌우로 까딱까딱 함으로써 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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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가 나무 그림을 가리키고 고개를 좌우로 까딱이며 나무 노래를 부르라고 시키고 있다. 왼쪽 17개월 당시. ‘코끼리 아저씨’ 동요를 불러달라고 한 손으로 코를 잡아당기고 있다. 오른쪽 17개월 당시. ⓒ황유순 |
연이는 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오빠의 놀이를 방해하는 무법자가 됐다. 그때마다 윤이는 “안 돼, 엑스(X)”하며 손으로 엑스를 표현했는데 얼마나 많은 실랑이가 있었는지 연이가 인사하는 손 흔들기 다음 제일 먼저 익힌 몸짓이 엑스였다. 물론 정확히 표현하지 못했지만, 수십 번의 “안 돼, 엑스”의 반복은 연이에게 기다림을 배우게 했고 갈등상황도 줄일 수 있었다. 오빠가 놀던 장난감이나 보던 책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냉큼 가서 만지는 연이를 볼 때마다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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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를 방해하는 연이에게 윤이가 “안 돼. 엑스”라고 말하며 손짓을 하자 연이도 따라서 엑스를 손으로 표현하고 있다. 13개월 당시 ⓒ황유순 |
이처럼 아이들은 엑스와 같은 상징적 몸짓 외에 가리키기, 뻗기, 건네주기, 고개 끄떡이기, 손 흔들기 등의 지시적 몸짓도 사용해 자신의 감정, 생리적 상태, 바람, 의견을 표현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하는 몸짓을 자세히 관찰해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와 대화 시 적절한 몸짓을 사용해 주의를 집중시키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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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가 오빠가 퍼즐을 정리하는 것을 보더니 다가가 퍼즐조각을 오빠 손에 건네주고 있다. 13개월 당시. 연이가 말을 타다가 내려달라고 엄마에게 '아~ 아~' 소리를 내며 두 손을 뻗고 있다. 14개월 당시. 윤이가 크레파스 상자에 있는 모든 색으로 선을 그리더니 그린 선 하나하나를 가리키며 무슨 색인지 말하도록 하고 있다. 18개월 당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
◇ 몸짓과 단어로 표현하기
윤이는 ‘바’라는 글자를 굉장히 많이 사용했다. 바나나를 가리키며 ‘바’라고 했고 별을 ‘바’라고 말하면서 손을 반짝거렸다. 책을 다 읽었을 때는 검지 손가락을 위로 치켜 세우고 ‘바’라고 말하며 또 읽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발도 ‘바’라고 말했고 숫자 삼도 ‘바’라고 했다. 이렇게 윤이는 똑같이 ‘바’라고 말하지만 엄마는 몸짓과 상황을 파악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고 아이의 요구사항을 파악해야 했다. 아마도 윤이가 몸짓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엄마라 해도 그 말뜻을 다 헤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느 날 “윤아, 우리 간식 뭐먹을까?”하고 물었는데 윤이의 대답을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두 글자로 “아과”처럼 말했는데 엄마가 계속 못 알아듣자 결국 사과 같은 내 얼굴 율동을 해줘서 알아들은 적이 있다. 엄마가 동요를 부르면서 해 준 율동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 것이다.
이렇게 한 단어를 말하면서 부터 발음이 정확하지 않을 때 몸짓은 아이의 말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된다. 윤이도 몸짓과 함께 표현했을 때 엄마가 더 잘 알아듣자 그 다음부터 못 알아듣는 단어들은 몸짓 외에 책에서 그림을 찾아주거나 그 물건이 있는 위치를 가리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몸짓은 아이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행동이다. 그러나 몸짓은 엄마가 한두 번 해줬다고 해서 아이들이 갑자기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하루 일과 안에서 언어와 함께 지속적으로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그렇게 일상의 생활을 꾸준히 관찰하면서 몸짓과 단어를 따라하게 되고 언어발달도 촉진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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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가 뒤집기를 하자 윤이가 “뒤집기”라고 말하며 연이처럼 뒤집기를 따라 했다. 연이가 뒤집기를 할 때마다, 윤이는 한동안 자기도 따라서 하곤 했다. 윤이 25개월 당시 ⓒ황유순 |
*이해를 돕고자 활동사진을 첨부하고 연령을 표기했으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않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발달의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윤이와 연이의 놀이는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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