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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베이비 뉴스] 아이에게 상상할 수 있는 기회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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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수유한의원 조회124회 작성일 19-07-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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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상상할 수 있는 기회 주기지식을 주입하려고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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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4-02-17 11:50:10

[연재] 윤이와 엄마의 생각 키우기 - 아이와 엄마가 함께 성장하는 대화!

 

다섯 번째 이야기 상상할 수 있는 기회주기

 

아이들과 밖에 나오면 제일 먼저 공기와 햇살을 느낀 후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릴 적 뒷산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보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 그 여유와 낭만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마음에 의도한 행동이다. 이제 윤이와 연이도 밖에 나오면 자연스레 하늘을 본다. 하늘이 흰색인지 회색인지 하늘색인지를 보고 날씨도 예측해 보고 하늘에 뜬 구름을 보며 무엇을 닮았는지 상상해 보기도 한다. 하늘에서 들리는 비행기 소리를 듣고 헬리콥터 인지 전투기인지 여객기인지도 알아맞힌다. 하지만 하늘에 있는 것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은 달님이다.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쳐다보는 연이. ⓒ황유순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쳐다보는 연이. ⓒ황유순

 

 

 

윤이와 연이가 달님을 좋아한 사연이 있다. 아침에만 보는 아빠를 윤이가 너무 그리워해서 춥고 덥지 않은 봄, 가을에는 저녁식사를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아빠를 보러 갔다.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달님을 보며 매일 변하는 모양도 관찰하고 걸을 때마다 아파트에 요리조리 숨어 버리는 달님을 찾기도 했다. 달님 안에는 윤이가 아빠를 만나러 가는 설렘과 만나고 오는 기쁨이 녹아 있었다.

 

윤이 : 엄마, 달님이 왜 따라오지?

 

엄마 : 글쎄... 왜 그런가 생각해보자.

 

윤이 : 우리 집이 어떻게 생겼나 보려고 하나?

 

엄마 : 그럴 수도 있고...

 

윤이 : 우리 집에서 자려고 하나?

 

윤이와 41개월 무렵에 한 대화이다. 어린이집에서 나와 손을 잡고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저녁 하늘의 달을 보고 윤이가 질문을 던졌다. 달님이 왜 따라 오냐는 윤이의 질문에 잠시 고민을 했다. 이걸 과학적으로 설명해 줄까? 그냥 더 들어줄까? 결론은 좀 더 들어 보자였다. 그리고 들려온 윤이의 순수한 대답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만약 내가 과학적으로 설명해 버렸다면 윤이의 상상력은 거기서 멈추어버렸을 것이다.

 

정보의 홍수에 빠져있는 요즘을 생각하면 나도 먼저 지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하고 싶을 때가 많다. 책을 고를 때 정보그림책을 선호하는 습관이 있고 아이들 장난감보다는 좀 더 인지를 발달시킬 교구 쪽에 손이 가기도한다. 물론 아이의 호기심을 지적으로 해결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가 뒤처지지는 않을까 라는 조급함 때문에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얼마 전 연이를 등에 업고 윤이와 어린이집에서 함께 나오는데 갑자기 연이가 달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을 부르고 윤이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동요 반달을 부르는 것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반달이 다정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미소를 머금은 채 조용히 아이들 노래를 따라 부르며 집으로 돌아왔다. 달을 보고 달을 노래할 수 있는 아이들의 마음이 예쁘고 고마웠다.

 

*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칼럼니스트 황유순(tuttle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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