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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칼럼

[베이비 뉴스] 상상력을 키워주는 칙칙폭폭 기차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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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수유한의원 조회176회 작성일 19-07-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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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키워주는 칙칙폭폭 기차놀이
직접경험 통해 놀이가 다양해지도록 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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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3-03-19 11:09:03

[연재] 윤이와 연이의 행복한 하루 - 엄마와 함께하는 탐색과 놀이

 

일곱 번째 놀이 - 칙칙폭폭 기차놀이

 
기차를 타기 전부터 윤이는 터널같이 생긴 곳은 엉금엉금 기어가 통과하거나 터널 비슷한 것을 만들면 그 사이로 기차를 만들어 지나가게 하는 놀이를 했다. 아마도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본 기차가 기억에 남았나 보다. 하지만 직접 기차를 경험한 후부터는 다양한 기차놀이로 전개됐다.

 

윤이가 의자 밑을 기어가는 놀이를 하고 있다. (왼쪽, 17개월 당시) 윤이가 엄마가 책으로 만들어준 터널에 기차를 통과시키고 있다. (오른쪽, 25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가 의자 밑을 기어가는 놀이를 하고 있다. (왼쪽, 17개월 당시) 윤이가 엄마가 책으로 만들어준 터널에 기차를 통과시키고 있다. (오른쪽, 25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는 26개월 무렵에 처음 KTX 열차를 탔다.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아빠는 지나가는 기차를 보여주며 소리, 색깔, 길이 등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드디어 기차에 오른 윤이, 조금은 긴장한 듯 했지만 점점 창밖을 바라보며 기차가 달리고 있음을 실감하게 됐다. 냠냠 간식도 먹고, 마주보며 대화도 나누고, 창밖도 바라보고, 터널이 나타날 때는 아주 신기해했다. 이렇게 윤이의 첫 기차여행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 블록으로 표현하기

 

첫 기차여행의 도착지는 대전이었다. 대전 이모네에 도착한 윤이가 제일 먼저 한 놀이는 블록으로 터널과 기차를 만들어 터널을 통과하는 놀이였다. 한 칸, 두 칸 기차를 연결하다가 10칸까지 연결하며 터널을 통과시켰다. 윤이는 오늘 있었던 경험을 그대로 블록놀이로 표현하며 기차가 몇 칸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 숫자도 세어 보았다. 그 이후로도 블록으로 다양한 터널과 기차를 표현하며 기차놀이는 계속됐다.

 

윤이가 나무블록으로 터널과 기차를 만들어 터널을 통과하는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위, 26개월 당시) 윤이가 베베블록으로 터널을 표현하고 책과 전화기로 기찻길을 만들었다. (아래, 35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가 나무블록으로 터널과 기차를 만들어 터널을 통과하는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위, 26개월 당시) 윤이가 베베블록으로 터널을 표현하고 책과 전화기로 기찻길을 만들었다. (아래, 35개월 당시) ⓒ황유순

 

◇ 미술과 언어로 표현하기

 

기차를 여러 번 타게 되면서 윤이는 자신의 기차여행을 그림으로 표현해 놀기 시작했다. 기차길도 제법 섬세하게 그리고 주변에 나무까지 그리면서 기차여행에서 기차가 달릴 때 빠르게 지나갔던 창가의 나무들을 기억해 냈다. 기차는 왜 없냐는 엄마의 질문에 “기차는 아직 안오고 있어. 기차가 어디서 오지? 여기서 와. 이렇게 이렇게 해서 내리고. 이렇게 이렇게 해서 내리고. 이렇게 이렇게 큰 기차가 와서 내리고” 혼자 중얼거리며 손짓과 언어로 그림을 설명하기에 바빴다.

 

윤이가 기찻길과 기찻길 주변의 나무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위, 34개월 당시) 윤이가 기찻길을 그린 후 엄마와 함께 그린 기차 위에 KTX라고 썼다. (아래, 37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가 기찻길과 기찻길 주변의 나무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위, 34개월 당시) 윤이가 기찻길을 그린 후 엄마와 함께 그린 기차 위에 KTX라고 썼다. (아래, 37개월 당시) ⓒ황유순

 

한번은 기차 길을 그린 후 기차를 그려 달라 해서 같이 그렸더니 그 위에 KTX라는 글씨까지 쓰게 됐다. 기차에 대한 경험이 윤이에게 언어적 자극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 외에도 기차를 타고 도착지 까지 가게 되는 과정을 “아빠 차타고 이제 기차타고 이제 택시 또 탔어.”라는 문장으로 표현하며 반복적으로 말했다. 여행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의 운송수단을 차례로 이야기한 것이다.

 

◇ 상상놀이로 표현하기

 

기차놀이에 익숙해진 윤이는 여러 가지 재료로 터널을 만들어 자신이 기차가 되어 달리기도 하고 때론 직접 터널이 되기도 하는 상상놀이를 즐기게 됐다. 동생과 함께 하다가 사고가 나기도 하고 잠시 신호를 기다리기도 했다. 빨리 달리기도 하고 천천히 달리기도 하고 기차를 타며 경험한 것을 모두 표현했다.

 

연이가 터널을 통과하는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12개월 당시) 연이가 장난감 상자로 만든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13개월 당시) 윤이가 기찻길 위에 몸으로 터널을 표현하고 있다.(35개월 당시) 연이가 책으로 쌓아올린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13개월 당시)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연이가 터널을 통과하는 기차놀이를 하고 있다. (12개월 당시) 연이가 장난감 상자로 만든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13개월 당시) 윤이가 기찻길 위에 몸으로 터널을 표현하고 있다.(35개월 당시) 연이가 책으로 쌓아올린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13개월 당시)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무릎이 아프도록 기어 다니다가 베게, 이불, 인형 등으로 푹신한 기찻길을 만들어 놀기도 했다. 윤이는 걸어 기차, 엉금엉금 기차, 뛰어 기차, 누워 기차 등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며 때론 걸어가고, 깡총 뛰어도 가고, 누워서 기어가는 다양한 기차가 되기도 했다. 또 그걸 옆에서 지켜 본 연이도 그대로 따라하면서 기차놀이를 통해 남매의 사이가 점점 무르익어 가게 됐다.

 

윤이가 엉금엉금 기차를 표현하며 기찻길 위를 기어가고 있다. (왼쪽, 35개월 당시) 연이가 오빠를 따라 걸어 기차를 표현하고 있다. (오른쪽, 14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가 엉금엉금 기차를 표현하며 기찻길 위를 기어가고 있다. (왼쪽, 35개월 당시) 연이가 오빠를 따라 걸어 기차를 표현하고 있다. (오른쪽, 14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와 연이가 가장 좋아한 기차놀이는 의자를 연결해 이불을 씌어놓고 의자 밑을 기어가거나 의자 위에서 운전을 하는 것이었다. 처음엔 우연히 엄마가 카펫을 말리려고 널어놓았던 것이 아이들에게 훌륭한 기차놀이가 된 것이다. 카펫을 널어놓은 곳이 화물칸이라며 물건을 넣기도 하고, 기차에 태워 가고 싶은 곳에 데려다 주기도 했다. 때론 기차가 무너져 까르르 웃기도 하고 간식도 먹어가며 윤이와 연이만의 행복한 기차여행은 그칠 줄 몰랐다.

 

윤이와 연이가 화물칸에 탄 후 까꿍 놀이를 하고 있다. (위, 연이 18개월 당시) 윤이가 기차놀이 중 무너진 기차에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아래, 윤이 39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와 연이가 화물칸에 탄 후 까꿍 놀이를 하고 있다. (위, 연이 18개월 당시) 윤이가 기차놀이 중 무너진 기차에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아래, 윤이 39개월 당시) ⓒ황유순

 

윤이와 연이의 기차놀이는 기차를 직접타고 경험하면서 놀이가 풍부해지고 상상의 폭도 넓어졌다. 블록이나 말,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하고, 그림과 신체로도 표현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다양한 표현을 상상놀이와 연계해 기차여행 과정 중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해 내고 때론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며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놀이를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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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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